나를 위로하다 06 빗방울 손수건

빗방울 손수건

by eunring

푸른 별 지구에 사는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운명처럼 만난 한 남자와 여자의

손수건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헤어지자고 보내온

눈물의 하얀 손수건이 아니라

빗방울 톡톡 손수건 사연입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

어색하게 커피 한 잔 나누고

서로의 얼굴을 차마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는

쑥떡 아닌 쑥스러움 서둘러 챙겨 들고

거리로 나와 나란히 함께 걷다가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을 만났더랍니다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자가 주머니에서

각 잡히게 잘 접힌 손수건을 꺼내

촤라락~ 펼치기에

여자는 은근 기대를 했더랍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손수건 명장면을 기대하며

속으로 혼자 웃었더래요

그런데요

반전 없는 인생은 재미없는 법이죠?


남자는 여자의 머리 위 대신

자신의 머리 위에 손수건을 촤라락~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 준다느니

함께 비를 맞아준다느니 하는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뜬금 장면에

여자는 피식 웃고 말았더래요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알콩달콩 지지고 볶다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며

겹겹이 미운 정 켜켜이 고운 정

12층 돌탑을 쌓아가고 있답니다


이제는 둘이 함께 걷다가

빗방울 톡 떨어지면

서로의 우산을 각자 알아서 펴는

평생 친구가 되었다지요

쿨한 남사친 여사친이 되어

철길처럼 나란히 거리 두며 걸어가는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딱 하나

지윤이 사랑이랍니다


사과도 능금도 아닌 쪼매난 꼬맹이

어느새 앞니가 톡톡 네 개나 빠져서

귀여움의 함량을 마구마구 초과해버린

지윤이만 보면

두 사람은 저절로 함박미소가 터진답니다


빗방울 손수건으로 만나

지윤이 사랑으로 영글어가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꽁냥♡꽁냥

지윤이의 키와 함께 쑥쑥 자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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