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28 담담히 내리는 가을비처럼

담담하고 담백하게

by eunring

소란하지 않게 차분히

담담히 내리는 가을 빗소리 밝으며

명동에 간다는 산 아래 친구에게

함께 가지 못하지만

걷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면

거기 내가 있을 거라고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요


'잘 다녀와 친구야

오늘 비는 담담하게 내리는구나

단조로운 빗소리가 담백하게

소란한 세상을 너그러이 품에 안듯

담대하구나'


차분하고 평온하거나

물의 흐름이 그윽하고 평온할 때

담담하다고 합니다


아무 맛이 없고 싱거운 음식처럼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할 때

담백하다고 하고

겁이 없고 배짱이 두둑할 때

담대하다고 하죠


소란하지 않으나

연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가을 빗소리처럼 담담해지고 싶어요

특별한 맛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담백해지고 싶어요


한 걸음 더 느리게 여유로이 걸으며

부질없는 한마디 말을 줄이고

생각을 줄여 가벼워지고

소심함을 버리고

담대해지고 싶어요


어제 하루의 고단함을 다독이고

오늘 하루에 고개 숙여 감사하고

내일 하루를 욕심 없이 기대하며

말을 줄이고 생각은 덜어내고

사랑은 더 많이 웃음도 더 환하게

담담한 표정과 담백한 마음으로

담대하게 살 수 있기를~


친구가 걸어가는 바로 그 곁에

나란히 마음으로 따라 걸으며

빗소리에 기도하는 마음을

살며시 얹어봅니다


이런 나라도 이 세상을 위한

아주 작은 한 조각 선물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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