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37 영화 제목입니다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대만 영화 제목입니다
원제목은 대아(大餓 Heavy Craving)
배가 고프다는 의미죠
그것도 아주 큰 배고픔인데요
단순한 배고픔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받고 싶은
갈증이고 갈망이 아닐까요
타인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배고픔인 거죠
몸무게가 105Kg인 장잉주안(채가인)은
엄마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영양사로 즐겁게 일합니다
아이들은 그녀를
공룡 선생님이라 부르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의 점심을 차려주는 일이
즐겁고 행복한 그녀지만
다만 뚱뚱하다는 이유로
원장 엄마(기숙근)의 구박은 기본이고
버스를 탈 때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이 눈치 저 눈치 보아가며
따가운 눈총 속에 살고 있답니다
유치원에서 영양사로 일하려면
무조건 다이어트를 하라는 원장 엄마의 말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이어트를 결심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이 좋으니까요
서른 살 생일날 엄마에게
혹독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건네받고
살을 빼기로 독하게 마음을 먹지만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아요
영화의 제목은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의 편견과 타인의 시선에 꽁꽁 묶인
자신을 놓아주고 풀어주는 이야기죠
고정관념에 맞서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영화이고
외모와 정체성에 관한 묵직한 울림이고
다양성에 관한 뾰족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시선 안에서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행복한 걸까요?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며
소중히 여기고 아끼며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 아닐까요?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그녀 앞에
밝고 환한 미소 가득한 택배기사 우(장요인)와
소녀가 되고 싶은 소년 춘위(장은위)가 등장해
그녀에게 변화의 실마리를 건넵니다
긍정 끝판왕인 우가 말해요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려우니
나를 바꾸면 된다'며 웃는 그의 말에
잉주안은 그의 등 뒤를 둘러보며
긍정 프로그램 칩이 어디 꽂혀 있냐 물어요
너무나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잉주안은 감탄하지만
그러나 밝고 환한 미소 뒤에서
그는 남몰래 먹은 것을 토해내는
거식증을 앓고 있으니
무늬만 긍정 끝판왕이었던 거죠
택배기사 우가 타인의 시선에 갇혀
겉으로 웃으며 거식증을 앓고 있듯이
모범생 소년 춘위도 어린 나이에
자신의 참모습을 감추며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어요
소년 춘위는 소녀옷 입는 걸 좋아하지만
그럴 때마다 부모님에게 혼이 납니다
엄마랑 병원에도 갔었다는 춘위는
엄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참기는 하지만 참는 것도 몹시 힘들답니다
잉주안은 버리기 아까워 갖고 있던
어린 시절 공주옷을 춘위에게 입혀주고
레이스 나풀대는 머리띠도 해주며
햇살 쨍한 거리로 나가 함께 걷기도 해요
그런데 잉주안의 다이어트는
안타깝게도 제자리걸음이고
먹지 않고 버티는데도 살이 찌는 그녀에게
다이어트를 위한 수술이나 보조제도 있으나
자신의 결단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헬스센터 직원의 말이 매정하기만 합니다
우를 초대해 시식회도 하고
춘위가 씌워준 멋진 셰프 모자에
빨간 리본을 목에 두르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우에게 물어요
맛있게 먹으면서 어떻게 체중을 유지하냐는
그녀의 물음에 자신만의 매력이라고 웃지만
휴대폰을 두고 간 우를 뒤따라나가자
우는 골목에서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있어요
뚱보라는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먹고 토하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던 거죠
유치원으로 오는 택배기사가 바뀌자
우를 만나기 위해 그녀는
택배기사들의 회식자리를 찾아갑니다
아직 뚱보라 불리는 우는
그녀가 여친이냐 묻는 동료에게
고객이라고 대답하죠
'배고픈데 피자 시킬까?'
엄마에게 묻던 그녀는
자신의 사진을 그림으로 대신한
유치원 급식 안내서를 보다가
'난 실패작이냐'고 속마음을 털어놓아요
다이어트에 지친 딸에게
'왜 남 탓을 해 너 자신을 돌아봐
넌 정말 노력하고 있니?'
엄마의 뾰족한 말에
방에 돌아와 소리 죽여 우는
그녀가 안쓰러워요
그녀는 마침내 위 절제 수술대에 오릅니다
그러나 수술 후 미각을 잃어버리는데
헬스센터에서는 심리적인 요인이라는
무책임한 대답뿐~
학예회에 학부모들도 초대해
애써 만든 음식을 대접하자
영양사 입맛이 변했다며
음식을 버리는 일도 속상한데
파란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소녀옷을 입은 춘위가 전통 민요를 부르자
또 한바탕 소란이 벌어집니다
잉주안에게 파란 가발을 던지고
화를 내는 춘위 엄마에게 그녀는 말해요
'그건 보호가 아니라 속임수'라는 잉주안에게
춘위의 미래를 책임질 거냐고
춘위 엄마가 마구 화를 내죠
잉주안은 헬스센터 유리문을 깨부수고
'더 나은 자신과 완벽한 나'라는 허상을 넘어뜨리며
'난 할 수 있다'는 헛소리와 싸우다 쓰러져 누워요
경찰이 달려오고 엄마도 불려 옵니다
전부 다 해봤으나 안되어 수술까지 받았지만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상처투성이 딸을
끌어안고 엄마도 함께 울어요
'미안하다 엄마가 미안하다'
길가에 앉은 뚱뚱 꼬마가
뭔가를 맛있게 먹는 행복한 모습을 보며
비로소 활짝 웃는 그녀가
이제는 타인의 시선에서
한 걸음 벗어난 듯 보여 다행입니다
유치원 계단에 주저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우에게
누구냐고 엄마가 묻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지나치며
소심한 복수를 하는
그녀의 모습이 제법 사랑스러워요
춘위에게 전할 상자를 배달해 달라고
그녀는 우에게 부탁합니다
춘위가 타고 있는 자동차와
나란히 달리는 우의 택배차 안에서
파란 리본 상자에 든 파란 가발을 꺼내며 웃는
춘위와 인사를 나누는 잉주안의 모습이
밝고 행복해 보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자기 안에 있고
타인의 시선 따위 1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그녀가 혹독한 시간을 통해 알게 되었듯이
어린 춘위도 알게 되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