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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an 09. 2025

초록의 시간 906 그녀의 시간은 황금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

역전 없는 게임 흥미 없어요

반전 없는 인생도 그다지 재미없죠

일탈 없는 일상 또한 지루해요

비록 영화 스토리이긴 하지만

조지아의 인생 그야말로

뒤죽박죽 반전 인생입니다


거짓말이 때로

진실보다 따사롭듯이

그녀의 반전 인생 또한

들쭉날쭉 흥미진진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조지아 버드

수줍은 성격의 그녀는

루이지애나에 살며 백화점에서

식기 담당 판매원으로 일합니다


미래를 위해 꼬박꼬박 저축도 하고

떠오르는 버킷리스트를 조르르

자신의 가능성 노트에 적어가며

마음에 드는 남자 숀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다가

머리를 다친 후 병원에서

앞으로  날이  주 남지 않았다는

날벼락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회장님말씀이 담긴 CD를 깨부수고

시급 올려준다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몇 주 후 농구게임 티켓을 건네는

숀에게도 단호박 대답을 쏘며

가고 싶으나 갈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성가대에서

왜 나인가요~노래하다가

몇 주 남지 않은 삶을

한 조각 후회 없이 살기 위해

미련 없이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신버킷리스트가 담긴

가능성 노트를 들여다보다가

퇴직연금과 엄마가 남긴 채권을

모두 찾아 유럽의 휴양지로 

~ 호화여행을 떠납니다


헬기를 타고 귀빈실에 묵으며

국제적 스타일로 촤라락 변신 후

디디에 셰프의 음식도 실컷 먹고

온갖 호화로움을 맘껏 누리다가

내 후회만으로도 벅차다며

신나게 난장판을 벌이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던 중 느닷없이 외칩니다


왜 저예요

죽고 싶지 았아요

살고 싶어요


카지노에서 미친 배팅을 한

조지아는 행운의 여신이 되어

엄마의 생일 숫자 17에 올인

연속으로 번 십만 달러를 획득합니다


트러플이나 표고버섯은

날 때부터 편하게 환영받지만

순무가 성공한 건 혼자 맛을 내기 때문이니

끝맺음이 중요하다고 디디에 셰프는

그녀의 마지막을 위로합니다

양파 때문에 눈물이 난다며

셰프와 함께 요리하는

그녀가 오히려 행복해 보이는 

왜일까요


넌 운이 좋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그녀는 중얼거려요

원하는 걸 얻지는 못했지만

다음엔 다르게 살자~

좀 더 웃고 더 많이 사랑하자~

세상을 넓게 보고 겁먹지 말자~

네가 자랑스러워~


곧 죽는다는 조지아

그러나 반전이 있어요

반전 없는 인생은

재미도 흥미도 없으니까요


남은 인생을 통틀어 멋진 곳에서

신나는 경험을 한 그녀는

매력만점입니다

그동안 원하던 것들은

다 쓸데없는 것이었다는

조지아의 말 끝에 서로를 향해

새해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밝고 힘찬 얼굴 위로

두둥실 새해가 밝아옵니다


난간에 앉아 그녀가

삶을 다시 시작한다면

작은 식당을 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말하는 순간

숀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인생엔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며

숀은 위태로운 난간에서

사랑을 고백합니다

이곳에서 5분이든 50년이든

함께 하고 싶다는 사랑 고백이

위태로운 만큼 신박합니다


그녀가 꼬박꼬박 써 내려간

가능성의 노트가 현실의 책으로 

활짝 펼쳐지듯이 우리 모두의 꿈도

멋진 반전 드라마로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녀의 시간이 황금이듯

우리 모두의 지금 이 순간도

귀한 금빛으로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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