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87 간결함이 미덕입니다
커피 친구 사브레 브루통
사브레는 부드럽게 파사삭 부서져요
빛깔도 소리도 모래알 같아요
비스킷류에 속하는 버터 듬뿍 쿠키인데
미국에서 쿠키 영국에서는 비스킷
프랑스에서는 사블레라고 부른답니다
버터를 충분히 넣은 반죽을
부드럽고 바삭하게 구워
동그란 얼굴에 설탕을 솔솔 뿌리고
모래 알갱이처럼 수분이 없이
파삭하게 부스러지는 과자 사브레는
어릴 적 좋아하던 과자였는데요
사브레 과자를 먹을 때는
두 손바닥을 활짝 펴서
부스러기를 받아가며 먹던 기억이 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과자 뽀시래기들이
바닥에 모래알처럼 흐트러지거든요
바닐라의 향긋함에
사르르 부서지며 녹아드는 맛이
매력적인 사브레(사블레)는 프랑스어로
설탕을 포함한다는 의미래요
어릴 적 좋아하는 사브레 과자와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사브레 브루통을
오늘의 커피 친구로 초대합니다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사브레 브루통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 즐겨 먹던
전통 과자라는데요
브르타뉴 지방의 사브레라는
사브레 브루통은 버터가 듬뿍 들어가
사브레보다 고소한 풍미가 진하고 깊어요
고소하고 바삭바삭 파사삭~
첫 입은 바삭하고
씹다 보면 부드럽게 부서지는데
드문드문 소금의 건강한 짭짤함도
깨알 재미처럼 느껴진답니다
커피나 홍차 우유와 함께 해도 좋고
와인이나 위스키에 곁들여도 좋다는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사브레 브루통 한 조각처럼
인생의 맛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덧없고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간결함이 미덕인 쿠키 한 조각으로
오늘의 위로를 삼아봅니다
그런데요 간결함이라 쓰고
간절함으로 읽습니다
간절하면 더 복잡해질 수 없는 거
맞죠? 맞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