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947 무심과 변심 사이

커피 친구 수국

by eunring

일주일에 서너 번은 들락거리던

동네 베이커리 카페 앞을

오늘도 무심히 지나칩니다

무심히~라고 했으나

결코 무심은 아닙니다


그림의 떡이라는 말과도 같은

그림의 빵이라고 중얼거리며

먹고 싶으나 참아야 해~

그동안 먹은 기억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무심과 변심 사이를 오락가락~


미소가 선하고 고운 카페 쥔장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는

빵순이 손님 나에게

바로 옆 꽃가게에 피어 있는

수국을 닮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수국의 예쁨이 아닌 수국의 변심~


저기 저 카페 창가에 앉아

향기로운 커피와 빵 한 조각 앞에 두고

창밖의 수국 고운 빛깔에 물들며

달콤 쌉싸름한 디저트의 시간을

행복하게 즐기고 누리던 나는

이제 참고 또 참는 법을

찬찬히 배워가는 중입니다


새콤 신맛을 내는 레몬이

우리 몸 인에 들어가면

알칼리성이 된다고 하고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

흙의 성질에 따라 수국은

꽃 빛깔이 달라진다고 해요


산성흙에서는 선명한 파랑이다가

중간 정도에서는 고운 보라

알칼리성이 강해질수록 분홍으로

꽃의 얼굴빛이 달라지는

매력적인 꽃 수국~


그래서일까요

수국이 가진 여러 꽃말 중에는

변심이라는 꽃말도 있어요

한때 나의 커피 치구였던

창가의 수국을 보며

수국의 변심이 무죄이듯

빵순이의 변심 역시

무죄라고 중얼거립니다

변심이 아니라 애써 무심이니까요


한 입에 쏘옥~

요거트 맛 쿠키에

과일 크리스피를 콕콕 박아

아삭바삭 새콤한 맛이 기분 좋게 감돌던

고소하고 달콤 상큼한 순간들이

핑거푸드 한 조각처럼 떼구루루

머릿속을 굴러 다닙니다


난 말이야

마음이 변한 것도 아니고

마음을 바꾼 것도 아니야

무심과 변심 사이에서

눈으로 먹고 마음으로 즐기며

재미나게 상상하는 법을

지금 배우는 중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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