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37 겨울빛이 햇빛에게

겨울빛이 별빛에게

by eunring

눈부신 햇빛 한 줌

욕심내도 되겠니?

반짝이는 별빛 한 줌

마음에 간직해도 되겠니?


인생이라는 비탈길을

오르는 길도 버겁고

내려오는 길도 녹록지 않듯이

계절의 비탈길도 마찬가지야


하루의 오르막길

그리고 내리막길까지

쉼 없이 오르고 내리다 보면

눈부신 햇빛과 빛나는 별빛을

제대로 마주하지도 못한 채

그 빛이 그 빛이려니

무심히 건너뛰게 되거든


눈을 들어 마주해야 햇빛 눈부시고

고개 들어 바라보아야 비로소

영롱하게 빛나는 별빛인 것을

가끔 잊어버리곤 해

햇빛도 별빛도 계절의 빛도

세상 모든 빛이 거저 오는 것이 아님을

자꾸만 잊어버리지


겨울빛이 머무르는 나뭇가지에

새파란 하늘 한 조각 설움처럼 펄럭이고

햇살 한 줌 끌어안은 나뭇가지마다

봄을 기다리는 애틋함으로 발돋움하는데

잔잔히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여럿은 번거로우나 정다웁고

혼자는 외로운 만큼 호젓하거든


함께이면서 저마다 혼자 걷는 길은

고요하면서도 쓸쓸하지 않으니

한낮에 겨울이 저무는 길에는

햇빛이랑 사이좋게 함께 걷고

어둑한 밤길은 별빛이랑 나란히

부옇게 밝아오는 새벽길은

그리운 이 마음에 품은 달빛 밟으며

우리 함께 걷지 않을래?


나뭇가지에 봄이 돋아나는 소리

나뭇가지마다 스며드는 봄빛의 설렘

아릿한 꽃샘바람을 타고 다가오는

부드러운 봄기운을 우리 함께 맞으러 가자

마음의 어깨 나란히 하고 웃으며 마중 가자


너와 나 우리 함께 걷는

그 길 어디쯤 어느 나뭇가지 사이에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고개 수그리고

살며시 숨어 있을 봄을 찾으러 가자


겨울빛과 봄빛은 서로 다르지 않아

만나지 못해도 이어져 있거든

서로의 빛으로 이어져

서로를 챙기고 보듬어 주거든

너와 내가 만나지 못해도

이렇게 이어져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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