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05 멜라니 사프카

슬픔의 뮤직 카페에서

by eunring

멜라니 사프카의 슬픈 목소리에

흠뻑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명동에서 그리고 종로에서

시끌시끌한 음악 다방에

내 친구 멜라니아와 마주 앉아

멜라니 사프카의

슬픈 이별을 청해 들었다


그땐 왜 그리도

슬픈 노래를 좋아했을까

청춘이 그리도 울적한 것이었을까

슬프고도 아픈 청춘의 픔픔시절

어두컴컴한 음악 다방

깊숙한 구석자리에 마음을 숨기고

어디를 바라보고 무얼 바라며

가만 숨죽이고 있었을까

가장 반짝이는 시절을

왜 그리도 우울하게 잠겨 있었을까


어쩌면 그 나이에는

어두워야 비로소 별이 보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깊고 막막한 어둠 속에서

별들이 더욱 밝게 반짝이며

저마다의 아우성으로 빛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흐리고 눅눅한 기분에 잠겨

온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파랗게 맑은 날 대신

잿빛 하늘을 향해 애써 발돋움하며

소리도 없이 나풀거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들꽃 두 송이처럼 꽃 카페에서

겨울잠 자는 곰돌이들처럼 곰 카페에서

하얀 눈송이들처럼 설 카페에서

친구와 나는 의자 깊숙이 파묻혀

멜라니 사프카의 노래를 청해 들었다


지금은 속이 아파

커피를 안 마시는 친구도

그때는 커피를 마셨을 것이다

우리는 그때 자리에서

쓰디쓴 커피맛을 제대로 알았을까

인생의 쓴맛이

커피맛과 닮았다는 걸 알았을까


명동에서 그리고 종로에서

각자의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친구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은

쓸쓸하고 막막하고 어두웠다

그 어둠을 밝히던 푸른 별 하나

밤하늘에 유난히 밝게 빛나던 별 하나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반짝인다


그 별의 이름은

우정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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