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7 좋은 사람 레시피

좋은 사람 레시피

by eunring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다

나는 내가 착한 사람인 줄 알았다

나는 내가 누구에게나

편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좋은 사람도

착한 사람도 아니고

편안한 사람도 아니었다


나는 나에게만 좋았고

나에게만 착하고

나에게만 편안한 사람이었을 뿐


건강에 좋은

음식 레시피가 있듯이

좋은 사람 레시피도 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있을 것 같다

파송송 계란탁 라면처럼

좋은 사람 레시피도 분명 있다


좋은 사람 레시피를

떠오르는 대로 적어 본다


내가 하고 싶은 음식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음식 할 수 있는

유리그릇 하나 준비


내가 주고 싶은 재료 말고

네가 받고 싶은 재료

유리그릇에 가득 채워준 후


나에게 말고 너에게

햇살미소 한 줌 샤랄라 뿌려주고

다정소스 살살 한 바퀴 둘러준 후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서


그다음은

네가 하고픈 대로~

네가 먹고픈 대로~

무엇이든 네 마음대로~


아니야

좋은 사람 레시피는 따로 있지 않아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언제든 편안히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같은 사람이 되어

기다려주는 거야


의자가

어서 와 앉으라고 말하는 거 봤어?

의자는 의자일 뿐

그냥 편안한 의자로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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