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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an 30. 2023

초록의 시간 545 바람의 순간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바람의 순간과도 같아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고

주머니에 채워 넣을 수도 없는

시간들이 바람처럼 흐르고

쉼 없이 흘러가는 것이

우리의 삶인가 봐요


어제가 있어 오늘이 오고

오늘이 가야 내일이 오는 것처럼

어제의 바람이 오늘을 스치고

오늘의 바람이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내일의 바람으로 흘러갑니다


바람에게 물었어요

어디서 오니

바람에게 묻습니다

어디로 가는 거니

그리고 또 묻습니다

언제 어디서 머무를 거니


바람의 대답은 단순합니다

이미 지나왔고 지금 지나간다고

내일을 향해 지금 이 순간을

스치고 지나간다~며

내 어깨를 살며시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렇군요

삶의 순간들처럼

바람의 순간들도

스치고 지나갑니다


온화한 봄바람도

시원한 여름바람도

씁쓸한 가을바람도

매서운 겨울바람까지도

스치고 지나갑니다


붙잡으려 해도 제멋대로 달아나는

기쁘고도 슬픈 우리들 삶의 순간들처럼

바람의 순간도 그렇습니다

비를 몰아오는 바람이든

눈송이를 안고 오는 바람이든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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