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Jun 12. 2023

초록의 시간 576 빗방울이 예뻐서

방울방울 사랑스러워서

또로롱 빗방울이 예뻐서

빗방울을 찍으려다가

꽃을 찍고 말았어요


소나기 스치고 지날 때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이 예뻐서

지나던 발걸음 잠시 멈추고

톡톡 빗방울을 찍어보았어요

그런데 방울방울 투명 빗방울 맺힌

초록 잎사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소나기 우르르 지나간 자리

또르르르  맺힌 빗방울이 사랑스러워서

우산을 접으며 걸음 잠시 멈추고

또르르 빗방울을 찍어보았어요

구슬 알맹이 같은 빗방울 내려앉은

꽃송이가 주인공이 되어 버렸어요


그렇군요 작고 귀한 빗방울은

반드시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고

먼저 눈에 들지 않아도 아쉽지  않은

넉넉한 마음을 가졌나 봅니다

욕심이나 미련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빛나는  미소를

이미 지니고 있으니까요


알알이 빗방울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은

그냥 물방울이 아니라

훤히 비치는 진심이 담겨있어서

작아도 작은 만큼 귀하고

투명한 보석처럼 아름다운가 봐요


꼭 무엇이 되겠다는 굳은 마음

살며시 내려놓고 후드득 스치다가

초록잎을 만나면 싱그러운 초록이 되고

붉은 꽃을 만나면 붉은 마음으로 웃으며

스치듯 머무르다가 미련 없이 사라지는

빗방울의 진심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빛나는 주인공이 되는 것도 좋으나

주인공 곁에서 잔잔히 미소 짓는

친구가 되어도 괜찮고

지나는 행인이 되어도 좋은

선한 마음이 또르르 맺혀

방울방울 웃고 있으니

그 또한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또록또록 맺히는

빗방울이 사랑스러워

영롱한 빗방울을 찍으려다가

그만 꽃송이를 찍어버린 내가

스스로 무안하고 민망한 순간~


이리저리 구르는 사이에

초록잎을 만나면 초록방울이 되고

분홍 꽂을 만나면 분홍방울이 되었다가

슬픔이 차오르는 사람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되기도 하고

기쁨으로 빛나는 마음에는

빛방울로 반짝이기도 하면서~


흐르는 물줄기 따라 강물도 되고

저 먼바다까지 흘러갈 수 있으니

세상 신나고 즐겁고

재미난 여행이 아니냐고

빗방울이 또랑하니 웃어줍니다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575 솜씨가 고와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