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8 여름에 물들다

여름에 물들다

by eunring

여름은 무슨 색일까

여름날 우리는 어떤 빛으로 물들까

푸른 바다의 새파란색?

하얀 파도처럼 하얀색?

아니면 시원 달콤 수박색?


수박색으로 물든다면

수박 껍질의 수박색일까

까만 씨가 콕콕 박힌

수박 알맹이의 빨간색일까

아무래도 여름색이니

빨강보다는 녹색일 것이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느냐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나

혼자 웃어본다


유난히 수박을 좋아하시던

아버지 덕분에 여름이면

마당에 평상을 펴고 앉아

밤하늘에서 빛나는

또랑또랑 별들을 헤아리며

수박을 먹던 행복한 기억이

마당에 피워놓은 모기향 연기 따라

달콤한 수박 향으로 피어난다


기억은 빛깔로 되살아나고

추억은 향기로 피어나는 것일까


여름날 마당에서

여름 하늘 별자리를 바라보며

맛있게 먹던 큼직하고 향기로운 과일

시원한 수박색과 달콤한 수박향은

어린 시절 따사로운 기억의 빛과

아련한 추억의 향기로 나를 물들인다


세상 모든 딸들의

영원한 첫사랑인 아버지는

여름날의 수박색 향기로

내 곁에 머무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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