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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y 01. 2024

초록의 시간 751 오월의 첫날

꽃길이 내게로 옵니다

맑고 푸른 오월의 첫날입니다

근로자의 날이라 학교도 쉬는지

길 건너 초등학교 운동장이

그림자 하나 없이 휑합니다


얼마 전 짧게 머리를 깎은

교문 옆 느티나무가

초등학생들처럼 쑥쑥 자라

금세 초록으로 무성해진 것이

기특해서 한참 바라보다가

오월의 첫날이

맑고 푸르다고 친구에게

톡인사를 건넵니다


사월은 짧고

어설프고 스산했으나

우리의 오월은 밝고 힘차기를

신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볍게 즐거운 맘으로 지내자는

내 톡인사에 이어지는 친구의 답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오월~ 이랍니다


그렇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오월 첫날의 첫걸음을

가볍게 내딛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비단신 신고 꽃길 걷는 건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일찌감치 마음 접었는데

이런 나를 위해

꽃길이 내게로 온답니다


부드럽고 상냥한

오월 하늘도 내게로 오고

풋풋한 신록의 향기와 함께

꽃길도 내게로 오는

오월의 첫날


비록 비단신은 아닐지라도

동네 한 바퀴 도는

내 발걸음은 가볍고

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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