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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y 02. 2024

초록의 시간 752 행운이란

잠시 멈추는 것

풋풋한 오월 아침에 찾은

싱그러운 초록빛 행운이라고

부지런쟁이 친구님이 보내준

네 잎 클로버 사진을

한참 들여다봅니다


친구님이 선뜻 나누어준

행운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친구님이 손에 쥔 행운들

모으고 모으고 또 모아

책갈피 사이사이에 끼워

곱게 눌러 말려서

보내준 생각이 납니다


책장을 펼칠 때마다

곱게 잘 마른 초록빛 행운이

미소를 띠며 나를 반겨주어서

상큼하고 풋풋해지던 기억이 떠올라

새삼 기분이 즐겁습니다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꼬맹이 에코백 하나 꺼내 놓고는

그때 내가 행운이 고팠나 보다~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행운은 나누는 거야~


캘리그래피를 잠시 배우며

에코백에 그림을 눌러 덧붙일 때

냅킨 속 클로버 중 잎짜리를

찾고 또 찾아서 고이 눌러 붙이며

행운을 기대했었나 봅니다


행운이란

잠시 멈추는 것이 아닐까요

숨 가쁘게 달리다가 멈추어

풀숲을 들여다보며 쉬는 것도

한 순간의 행운입니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부지런히 풀숲을 찾는

눈길과  손길을 멈추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그 순간도 또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꼬맹이 에코백에 핸드폰 하나 넣고

오월의 숲길을 천천히 걷노라면

행운의 바람도 나를 반기고

행운의 풀꽃향기도

잔잔히 나를 스치겠죠


행운은 서랍에

고이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햇살과 바람과 추억처럼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 아닐까요


네 잎 클로버가 새겨진 에코백은

클로버를 좋아하고

나눌 줄 아는 친구님에게

옛다 오다 주웠다~ 며

슬쩍 건네야겠어요

물론 그 친구가 필요하다면~


행운이란 잠시 멈춤이고

문득 바라봄이고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지만

멈춤에도 타이밍이 필요하고

나눔에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건

진심이 담긴

선의라 할지라도

오히려 짐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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