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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Apr 30. 2024

초록의 시간 750 오월의 편지

별이 된 훈이와 메이

오월의 편지는 

또박또박 엽서에 적어

하늘의 별이 된 이들에게

간절한 마음 담아

느리게 날려 보냅니다


아기부처님 오신 달에는

훈이가 별이 되어 떠난 날이 있고

내 동생 메이가 태어난 날도 있어서

푸르고 해맑은 오월 하늘이

눈 시리게 다가옵니다


아기부처님 오실 무렵

이 세상에 온 내 동생 메이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난 훈이는

오월의 푸르른 나무에 걸려

바람에 나부끼는 꽃등입니다


고운 빛으로 나풀대는

꽃등 하나하나에

잔잔히 사랑을 담고

그리움도 눌러 담아

오월의 편지를 씁니다


별이 된 훈아

잘 지내니

훈이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이웃집 이모가 건네는

오월의 안부 네 귀에 들리니


네가 날개 달고 떠난 계절

오월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아기부처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꽃등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결 따라

그리움도 함께 나풀대기 때문이란다


여전히 잘 지내니

내 동생 메이

변덕 날씨 오락가락

사월은 쫓기듯 금방 저물고

이제 맑고 푸른 오월이야


네가 태어난 생일달은

신록이 남실대아름다운 계절

너처럼 곱고 사랑스러워서

새삼 또르르 눈물이 맺힌다


이제는 어쩌다 가끔 생각하고

띄엄띄엄 떠오르는 얼굴이지만

그러나 너도 알고 있겠지

잊은 게 아니라 함께 살고 있음을


이웃집 조카 훈아

그리고 내 동생 메이

어제처럼 사랑하고

내일이 와도 오늘처럼 기억할게

잊지 않고 마음 안에 고이 간직할게


별들이 반짝이듯

웃으며 잘 지내고

또 보자 마음 안에서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서로의 향기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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