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오월의 정원에서
염화미소를 만납니다
뿌연 흙탕물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의연한 연꽃송이를 봅니다
활짝 피기 전 망울진 모습이
동트기 전 새벽을 닮았습니다
소리도 없이 맺힌 미소에
차고 맑은 향기가 머물러
잔잔히 곱고 아름답습니다
연꽃을 잡고 마음을 나누는
염화미소를 생각합니다
소리도 없이 꽃망울처럼 맺히는
아름다운 그 미소를
부처님의 제자인 가섭만
배시시 머금으란 법 있나요
부처님의 제자는 아니지만
수연성 안락화 여민선 원행심
법명도 곱고 품도 너그러운
불제자 친구님들을 여럿 두었으니
부처님과 가섭의 이심전심처럼
내 삶의 연꽃을 잡고
스스로 미소 짓고 싶습니다
때로 삶이 갇힌 듯 막막할 때
진흙 속에서도 맑게 피어오르는
한 송이 연꽃을 생각하며
연잎 위 물방울 또르르 떨구듯
모든 걸 떨쳐낼 수 있기를~
내 것이 아니면서도 내 것 같은
빛으로 눈부신 오월의 정원
빛을 품어 그림자마저도
눈부시게 맑고 환한
오월의 정원에서
욕심 없이 정갈한 모습으로
여유로운 미소 머금은
연꽃 한 송이를 바라봅니다
좁다랗게 막혀버린 흙탕물일지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인 듯
검푸른 하나의 우주인 듯
흐를 수 없어 멈출 필요도 없으니
무한함으로 가볍고 자유로운
연꽃 한 송이를 봅니다
빛도 마음이고
그림자도 마음이니
마음 하나 가벼이
바람에 나부낄 수 있기를~
진흙더미에 갇힌
한 송이 연꽃일지라도
마음 하나 종이배처럼 고이 띄워
유유히 흘러갈 수 있는
오월의 정원에서~
연꽃 만나러 가는
한 줄기 바람이 되고 싶은
오월의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