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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y 20. 2024

초록의 시간 765 하루 사랑

일일초랍니다

날마다 새 꽃이

하나씩 피어나서

이름이

일일초랍니다


매일초라고도 하는데

하루하루 새롭게 피어나

긴 여름 내내 즐겁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웃음 짓는 일일초는

저기 저 아주 나라

아프리카 인도양에 떠 있는

마다가스카르섬이 고향이래요


앙증맞게 작고 귀엽고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일일초를 보면서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를 생각합니다

작고 소중한 어린 왕자의 별을 파고들어

뿌리로 칭칭 휘감으며 괴롭히는

바오밥나무는 몹시 이기적인

욕심쟁이 나무로 그려지는데요


그러나 하나의 은유일 뿐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는

엄청난 둘레의 몸통 가득

귀하게 간직해 둔 물을 

아낌없이 나눌 줄 아는

나눔 나무랍니다


키가 큰 만큼

배려심도 큰 나무라

주변 키 작은 나무들과

햇살을 나누기 위해

일부러 줄기를 늘어뜨리지 않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뭐 그까이꺼~


사랑스러운 일일초를 바라보다가

일일초의 고향 마다가스카르섬으

훌쩍 순간 이동했다가 휘리릭

어린 왕자의 별까지 날아오르는

나란 사람~

참 제멋대로입니다


다시 정신줄 꼭 잡고

눈앞의 일일초로 돌아옵니다

바오밥나무가 생각나는 마다가스카르

고향인  따뜻한 나라에서 

일일초는 여러해살이풀로 자라지만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한해살이풀이래요


씨가 떨어진 자리에서

이듬해 새싹이 비죽 돋아나기도 하는데

일일초는 낯가림쟁이거나

부끄럼쟁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품종을 마구 섞어 심기보다는

색이 같은 꽃끼리 심는 게 좋답니다

옹기종기 모여 사는 게 좋은

뽀시래기꽃인가 봐요


비슷한 꽃들끼리 오순도순 사이좋게

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일일초처럼

날아다 새롭게 시작하고

하루만큼씩 사랑하며

즐거운 추억이라는 꽃말처럼

아기자기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에 감사하면서

하루하루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나

비슷한 친구들과 도란도란

즐거운 추억을 나풀나풀 쌓아가는

하루꽃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 즐겁고

오늘 하루 행복하고

오늘 하루 사랑스럽게

해피 투게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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