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774 밥심이 최고
왕관의 무게를 견디려면
큼직한 솥뚜껑 애정하시는
와치캡 출장요리단님들이
진천 선수촌으로 출동하신다니
흥미진진합니다
요리는 못하지만
요리 구경은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 챙겨 먹는 건
더 많이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진천 선수촌이라니
무릎걸음으로 다가앉습니다
맑은 물 흐르는
진천 농다리는 건너봤으나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은
안타깝게도 가보지 못했어요
국가대표를 지낸
조카아이가 하나 있어서
선수촌 이야기도 많이 듣고
가볼 기회가 있기도 했는데
그 기회를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유쾌한 뒷모습 사진으로 남기고
얼미 전 군입대를 했거든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한창 땀 흘리며 훈련중일
씩씩한 조카아이를 생각하며
화면 속 진천 선수촌으로
조르르 따라가 봅니다
저기서 조카아이가 밥을 먹었겠구나
선수촌밥 대신 이제는 군대밥을 먹겠구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짠합니다
여기나 거기나 어디서든 세상살이는
스스로 자신의 대표선수가 되어
벅차게 뛰어야 하니까요
오늘의 메인 요리는 족발이네요
족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도 야들야들 탱글탱글
새콤달콤 맛나 보입니다
스르륵 발골해 가며 먹어본 적 없는
닭발의 매콤함도 문득 궁금해지고
치킨의 삼색 소스 중에서는
바질소스가 끌리지만
눈으로 보는 맛은
그저 허무할 뿐~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데
그 줄 속에 조카아이는 없습니다
지금은 선수가 아닌 훈련병이 되어
줄을 서고 있을 텐데요
훈련 후 먹는 군대빕도
훈련 후 먹는 선수촌밥 못지않게
맛있을 거고 영양가 있을 거고
먹으면 먹은 만큼 힘이 나겠죠
조카야 넌
언제 어디서나 대표선수야
지금 네가 있는 그 어디에서든
네가 주인공이고
또한 너 자신의 호위무사이니
왕관의 무게를 견디면서
스스로를 잘 지켜야 해
맛있게 잘 먹고
밥심으로
무조건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