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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n 06. 2024

초록의 시간 773 사랑 두 글자

오고 가는 마음

사랑이 무엇인가 물으신다면

무조건 존중이라고 대답할래요

내가 준다는 생각도 없이

너에게 주었다는 기억도 없이

또 주겠노라는 막연힌 약속도 없이

마디도 없고 매듭도 없이

물처럼 졸졸졸 흐르는 것이

사랑이라는 두 글자~


내가 이만큼 주었으니

네게서 저만큼 돌려받겠다는

분명한 계산이나 아쉬운 미련 없이

너와 나를 향해 오고 가는

높낮이 없이 평평하고

막힘 없이 편안한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는 두 글자~


사랑 두 글자가

대체 무엇인가 물으신다면

오고 가는 마음이라고 대답할래요

무턱대고 머무르는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어딘가로 향하는 

물 같은 마음이

시랑이라는  글자~


내가 못 가면 와 주는 마음이

사랑이라고 대답할래요

정원 있는 집에서 살고 싶으나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쉬울 때

집 가까이 예쁜 정원도 잠시 생기고

정원 구경을 핑계 삼아

나들이를 와 주는 친구도 있으니

손짓해 부르고 웃으며 대답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두 글자~


가까이 또는 멀리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가 있고

내가 이름을 불러줄 친구도 있고

만나자고 기쁘게 약속할 수 있으나

그 모두가 서로를 위해

비울 수 있는 시간의 정성이니

비우고 또 채워가시간이 바로

사랑 두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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