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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시간 924 사랑은 그라시아스

서로 다른 사랑법

by eunring

먹고 마시고 춤추는

세 가지 기본 문화가 찰랑인다는

유쾌미 가득한 스페인어를

기웃거리기 시작하며

이렇게 생각했어요


오락가락 그네 타듯이

앞으로 가며 하나 배우고

뒤로 가면서 절반은 까먹고

그러다 보면 절반의 절반이라도 남아

인사말 정도는 나눌 수 있겠지~


그렇게 살랑살랑 배워가는

즐거운 단어들 중에서

유난히 마음에 드는 단어가

그라시아스~

고맙다는 말입니다


철부지 마음으로

함께 살랑이는 동생의

스페인어 이름이 또한

그라시아인데요


그라시아는 아침마다 엄마에게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알씩 입안에 넣어드려요


가공식품 먹으면 안 된다는

막냇동생 몰래 살짜기 드립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그야말로 그라시아스~


먹으면 살찌니 안 된다는

막냇동생의 말도 사랑이고

동생 몰래 한 알씩 건네는

그라시아의 마음도 사랑입니다


두 사람의 다른 생각 사이에서

모르는 척 시치미 떼며

나 몰라라 하는 내 마음도

모두 다 진심 사랑이죠


네 마음 다르고

내 마음 다른 것도 사랑이고

이 마음 저 마음 다 제각각

다르고 또 다른 게 사랑이니까요


사랑하는 이들과

다정하게 초콜릿을 나누는

오늘도 그라시아스

다르고 또 다르더라도

사랑은 그라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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