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처럼
사진들이 모여 있는 갤러리에서
지난해 이맘때 사진들이
일 년 전 오늘이라는 제목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들어져
음악과 함께 지 맘대로 뾰로롱~
톡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갑툭튀 추억 한 송이인 셈이죠
오늘도 영상 하나가
빼꼼 얼굴을 내밀며
나 좀 봐주세요~ 하기에
재생 버튼을 눌러보니
한 송이 붉은 동백꽃이
곱게도 피어나 활짝 웃다가
투명 유리잔에 담긴 녹차 한 잔으로
짤막한 추억을 마무리합니다
그랬군요
겨울이 저무는 작년 이맘때
붉디붉은 동백꽃을 바라보며
혼자 고즈넉하게
녹차를 마셨나 봅니다
그 동백 화분을 창가 구석자리에
놓아둔 생각이 나서 찾아봤어요
알뜰하게 지켜보지도 않고
살뜰히 살펴주지도 않고
습관처럼 물만 주고는
무심히 지나쳤는데요
어머나~
저 혼자 말없이 창가자리를 지키며
따사로운 햇볕도 맘껏 받아들이고
스며드는 바람도 품에 안으며
고운 꽃망울 맺어가면서
꼬물꼬물 피어나고 있으니
기특하고 대견하고
그만큼 미안하고 거듭 미안해서
눈으로 쓰다듬으며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한 송이 동백이
이렇게 말하는 듯~
나만 꽃이 아니라
너의 하루하루가
한 송이 꽃이야
매일의 꽃을 곱게 피우듯이
가진 옷 중에 가장 고운 옷을 입고
가장 환하고 밝은 미소 머금으며
오늘 하루를 살아
하루 한 송이 동백꽃인 듯
맑은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