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어주며
변덕스러운 봄날씨에
자꾸 창밖을 내다봅니다
비가 오나 안 오나
사람들이 우산을 썼나 안 썼나
집을 나설 때 작은 우산 하나
들고나가야 하나 어쩌나
그러다 작고 이쁜 하얀 꽃과
눈이 마주칩니다
봄날씨 변덕스럽거나 말거나
하늘 꾸무럭하거나 말거나
비가 오거나 말거나
창가에서 소리도 없이
저 혼자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하얀 겹꽃이 사랑스럽게
내 마음 다 안다는 듯이
그냥 웃어줍니다
몰랐어요 저 혼자 피어나
햇살과 소곤소곤 속삭이다가
바람과 노닥노닥 나풀대는 줄만 알았는데
내 발자국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창가를 서성이는 내 마음을 읽으며
내게 말을 건네려다 말고는
그냥 곱게 웃어주는
작고 사랑스러운 친구입니다
가만 들여다보니
꽃송이가 작은 대신 겹꽃이라
제법 풍성해서 하얀 장미꽃 같아요
미니 장미인가 했더니 아니랍니다
더 들여다보니 줄기에 가시도 없고
자세히 보니 꽃알못 내 눈에도
장미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이파리를 보고 머리 굴리다가
칼랑코에인가 하며 찾아보니
다육식물 칼랑코에를 개량한
칼란디바랍니다
꽃이름에 디바라니
노래를 잘하는 꽃일까요
사계절 꽃이 피고
저 혼자 잘 자라는 순둥이 꽃
칼랑코에는 홑겹인데
칼란디바는 겹꽃이라서
얼핏 미니 장미처럼 보입니다
그냥 두어도 저 혼자 피고 지며
무심히 지나치는 내 발자국 소리도 듣고
가만히 내 안색을 살피고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작고 예쁘고 고마운 꽃
칼란디바~
해를 좋아해서
일편단심 해가 드는 쪽으로
치우쳐 자리기 때문에
가끔씩 화분의 방향을 휘이
반대로 돌려주는 것이 좋다고 해요
저 먼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칼랑코에의 꽃말이 설렘인데
칼란디바의 꽃말은
행복과 활력
그리고 너그러운 마음이랍니다
작은 만큼 행복하고
작아도 활기하고
작지만 마음은 너그러운
칼란디바~
나도 네 마음을 읽고
너를 향해 웃어줄게
너를 보며 오늘 하루도
활기차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웃으며 시작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