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사랑스러운
보드라운 봄볕 안고
보송보송 봄길 밟아
커피 한 잔 사러 나선 길
작은 새들도 휘파람이라도 불듯이
휘리릭 봄하늘을 날아오릅니다
다른 길을 돌아다니며
다른 카페 커피맛과 친해지느라
며칠 만에 문을 밀고 들어선
그 카페의 낯익은 바리스타 대신
앳된 소녀가 커피를 내려줍니다
카페라떼를 만들기 위해
다소곳이 우유 거품을 내는
무척이나 진지한 모습이
서툰 만큼 사랑스러워요
집에 돌아와 커피컵 뚜껑을 열자
아하~ 미소가 흘러나옵니다
예쁜 하트를 그려주고 싶은
소녀의 마음과 다르게
어색하게 맺히다 만 하트가
서툴지만 서툰 만큼 정겹고
어설프지만 귀해 보입니다
수줍은 봄
그리고 더 수줍은 하트~
그럼요 손도 마음을 따르지 않고
발길도 마음과는 다르게 이어지며
내 손발이 내 마음과는 다르게 가는
그것이 인생이니까요
수줍게 피어난 봄날이
꽃생바람 견디며 고운 꽃 피워내듯
앳된 소녀의 수줍은 라떼아트가
하루하루 시간이 모이고 쌓여
어느 순간 진심 하트로 피어날 테죠
봄날과 함께
소녀의 하트도 영글어가기를
고운 봄날과 함께
그대와 나의 시간들도
수줍은 봄날처럼 익어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