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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시간 936 걱정마요라떼

청양마요는 아니어서

by eunring

먼지 뿌얘도 마음은 맑음

세상 번잡해도 생활은 단순

관계 어설퍼도 그리움은 여전


매콤한 세상살이에

걱정근심 한가득이라도

웃고 있으니 그게 더 웃프지만

걱정 말라 다독이는 손길 덕분에

그냥 실없이 웃어보며 지금 나는

카페 창문에 매달린 키오스크 앞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천천히 장바구니에 담고는

걱정 말라는 노래를 들으며

주문하기 버튼을 살며시 터치


까망옷이 잘 어울리는

하얀 얼굴의 바리스타 소녀가

준비하는 오늘의 커피는

걱정마요라떼 한 잔~


청양마요는 아니어서

매콤 대신 상큼

어설프게 맺힌 하트꽃이라도

걱정근심 거품 뺀 라떼라서

부드럽고 고소하게

나를 달래줄 한 잔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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