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랄라 자유부인
아빠 지윤이가
샤랄라 할머니 사진을 보여주며
까르르 웃었어요
꽃양귀비보다 더 곱고 화사하고
당당한 뒷모습이었거든요
지윤이가 그랬어요
울 할머니는 샤랄라 자유부인이셔
봐~ 뒷모습에서 새털처럼 가볍고
햇살처럼 눈부신 자유가 반짝이지
세상의 번잡함 그까이꺼
이리저리 비켜가며
난 나의 길을 가련다~
샤랄라 할머니의 즐거운 외침이
귓전에 들리는 것 같지 않니
뒷모습에는 진심이 담겨 있대
아빠도 봤어요?
엄마의 뒷모습
울 엄마도 바람을 타고
우리 곁을 떠날 때
훌훌 털고 가는 뒷모습이었을까요
진심 가볍고 자유로웠을까요
아빠는 떠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지켜봤어요?
오래오래 바라보며 배웅했어요?
아니라고 눈먼 이가 대답합니다
엄마를 배웅하지 않았다
엄마가 원하지 않았거든
떠나는 뒷모습을
너와 내게 보이고 싶지 않으니
배웅하지 말라고 했어
안타까운 배웅이 길어도
어차피 헤어짐은 막을 수 없다고
잠시 이별도 이별은 이별이니
마음 깊이 아플 거라고
곧 돌아올 테니
애틋한 배웅 대신
행복한 마중을 해 달라고
엄마가 그랬었다
잠시 이별이라고 했다는
엄마도 떠날 때 분명
다녀올게~라고 했을 텐데
왜 아직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눈을 빛내며 영영이가 덧붙입니다
다녀온다고 일부러 말하지 않아도
샤랄라 할머니는 즐겁게 집을 나섰다가
해가 지면 어김없이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오신대요
지윤이가 그랬어요
울 할머니는 집을 나설 때도
집에 돌아오실 때도
밝게 활짝 웃는 얼굴이시거든
변함없이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시지
바깥바람이 아무리 좋아도
그래도 집이 최고야~
여전히 바깥바람이 좋아서
엄마는 아직 모르시는 걸까요?
아빠와 영영이가 기다리는
우리 집이 최고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