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잎 클로버의 행운
눈먼이가 영영이를
다정히 안아주며 달랩니다
아빠에게는 영영이만 있어도
온 세상이 가득한데
영영이는 아닌가 보구나~
눈먼이는 마음 깊이
애틋하고 안타까워요
영영이가 친구들 이야기를 하며
부러워하기 때문입니다
다예가 부러워요
귀여운 우빈이랑 우현이
개구쟁이 동생들이 있어서
날마다 심심하지 않대요
다예 누나라고 으쓱으쓱~
윤슬이도 부러워요
이쁜 이솜이 언니가 있어서
사이좋게 공주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며 재미나게 논다고
어깨를 우쭐우쭐~
지윤이도 부러워요
여행을 좋아하는 샤랄라 할머니랑
여기저기 신나는 여행을 하고
네 컷 사진도 재미나게 찍는다며
하하 호호 까르르~
도아랑 도윤이도 부러워요
도아 할머니는 낭랑한 목소리로
재미냐 동화책을 읽어주신대요
해님달님 이야기도 해 주시고
떡볶이도 맛나게 해 주신다고
엄지 척 할머니래요
로이가 부러워요
로이는 진주 할머니랑 함께
행운을 찾아 모으듯이
네 잎 클로버를 찾는대요
진주 할머니가 네 잎 클로버를
엄청 많이 찾아주셨다고
행운 할머니래요
난 없어요
예쁜 언니도 없고
귀여운 동생도 없고
사랑스러운 동생을 낳아줄
엄마도 곁에 없어요
엄마 대신 나를 보살펴줄
다정한 할머니도 없어요
나는요 아빠
없는 게 너무 많아요
그러나 영영아~
눈먼 이가 영영이를 다독입니다
사랑하는 내 딸 영영아~
우리 영영이에게는 안타깝게도
없는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빠가 있잖니
맑고 환한 눈으로 영영이를
웃으며 바라볼 수는 없으나
마음의 깊은 눈으로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지그시 바라보는 아빠가 있잖니
부족하고 부실한 아빠라서
함께 네 잎 클로버를 찾을 순 없지만
아빠에게 영영이가 있고
영영이에게 아빠가 있다는 건
서로에게 행운이야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건
네 잎 클로버 같은 행운인 거야
그런데요 아빠
영영이가 낮은 목소로 중얼거립니다
로이네 진주 할머니 말씀이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이고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래요
두 잎 클로버 얘기는 어디에도 없대요
그런데 우리 가족은
아빠와 나 둘 뿐이라서
두 잎 클로버인 거잖아요
엄마가 곁에 있으면
행복한 세 잎 클로버가 될 수 있고
귀여운 동생이 있으면
행운의 네 잎 클로버가 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냥 두 잎 클로버인 거잖아요
풀밭을 뒤적이며 아무리 찾아보아도
세 잎 클로버가 대부분이고
네 잎 클로버는 행운처럼 찾을 수 있지만
우리처럼 아빠랑 딸 두 잎 클로버는
찾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쓸쓸해요
두 잎 클로버는 아마도
또르르 두 방울 눈물 같은
슬픔인가 봐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