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다미아의 시간
아빠~아빠~
영영이가 종알거립니다
마카다미아 한 봉지 까서
동글동글 온달안 골라
영롱 할머니께 드리고 싶어요
내일 만나기로 했거든요
원래는 봉지째 가져가서
마주 앉아 알콩달콩
재미나게 까먹으려고 했는데
영롱 할머니가 손이 떨린다 하시니
미리 까서 가져갈래요
갑자기 웬 온달? 이냐고
눈먼이가 묻습니다
아이 참 아빠는~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 아니구요
마카다미아 온달이예요
언젠가 키다리 카페에 갔을 때
연분홍 아줌마랑 석이 오빠가
껍질째 구운 통마카다미아를
조그만 귀요미 오프너로 까먹으며
알맹이가 둥글게 빠져나오면 온달
반으로 쪼개지면 반달
더 부서지면 조각달~
연분홍 아줌마가 개구쟁이처럼
온달은 보름달 둥근달 닮은
우리 아들 석이 주고
반으로 나누어진 반달은
팥쥐엄니 드리고
부스러진 조각달은
내 입으로 쏘옥~
그 모습이 부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어요
물론 동글동글 온달이 나오면
영영이 먼저 그다음
석이 오빠를 주셨지만
그냥 부러웠어요
석이 오빠가 그랬거든요
어릴 적에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달강달강 밤 한 톨 노래가 생각난다구요
석이 오빠의 외할머니
그러니까 연분홍 아줌마의
팥쥐엄니가 구성진 목소리로
불러주신 노래였대요
맞아 울 팥쥐 엄니가
보채는 너를 어르고 달래시며
불러주신 노래지
달강달강 세상 달강 서울길을 가다가
엽전 한 잎 주워서 밤 한 되를 사다
살강 밑에 묻었더니 머리 감은 새앙쥐가
들랑날랑 다 까 먹고 밤 한 톨이 남았으니
큰솥에 삶으랴 옹솥에다 삶으랴
껍데기는 아부지 엄마 드리고
알맹이는 너랑 나랑 먹자~
근데 외할머니가 왜 팥쥐엄니냐고
새삼스럽게 석이 오빠가 물었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팥쥐?
그랬더니 연분홍 아줌마가
콩쥐면 어떻고 팥쥐면 어때
콩도 팥도 다 맛있는 건데~ 하며
푸하하 웃으셨거든요
그래서 우리 영영이~
눈먼이가 웃으며 영영이를 안아줍니다
달강달강 노래가 부러웠구나
아빠가 불러줄까?
괜찮아요 아빠~
영영이가 고개를 내저으며
사랑스럽게 호호 웃습니다
영영이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 소녀거든요
그리고 달강달강 노래는
할머니가 불러주시는 노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