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돌아갈 시간
꼭 하고 싶은 거 하나를 말해 보라고
은발의 영롱 할머니가 물으셨어요
엄마랑 하고 싶었던 게 뭘까?
이제 곧 돌아갈 시간이거든
곧 돌아갈 시간이라는
영롱 할머니의 말씀이 쓸쓸하지만
음~ 영영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생일파티라고 답합니다
하얀꽃 이모네
뽀송뽀송 아기장군 희도는요
할아버지랑 생일이 같은 날이어서
온 가족 모두 함께 모여
즐거운 생파를 했대요
하얀꽃 이모가 할아버지의 돌사진과
희도의 돌사진을 보여주셨는데
흑백사진 속 할아버지와
컬러사진 속 아기장군 희도가
신기하게도 똑 닮아서
한참 들여다보며 생각했어요
가족이란 참 좋은 거구나~
그리고 음~
영영이가 반짝
눈을 빛내며 덧붙입니다
조각케이크나 미니케이크 말고
홀케이크에 초를 켜고 싶어요
엄마가 올 때까지는
조각 케이크로 하자고
아빠가 늘 그러셨거든요
아빠랑 영영이 둘이 먹기에
영영이 얼굴보다 크고 동그란
홀케이크는 너무 많아서
미니케이크나 조각케이크로 했어요
나머지 조각은 엄마가 돌아오면
함께 하자고 하셨거든요
그럼 오늘로 하자꾸나~
영롱 할머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오늘이 영영이 핑디와
영롱 할머니 생일이라 치고
함께 축하파티를 하자꾸나
영영이 핑디의 얼굴보다 더 커다란
딸기 듬뿍 홀케이크로 축하하자
감사해요 영롱 할머니~
축하의 노래는 영영이가 불러드릴게요
은발의 영롱 할머니가 되셨다니까
아빠가 은발이라는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제가 한 소절 불러드릴게요
젊은 날의 추억들 한갓 헛된 꿈이랴
윤기 흐르던 머리 이제 자취 없어라~
그리고 아빠가 옛사람이 되어 돌아온
나무꾼 얘기도 해주셨어요
도끼 한 자루 들고
깊은 산에 나무 하러 간 나무꾼이
커다란 동굴을 발견하고 들어갔더니
백발의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어서
옆에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더래요
날이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도끼를 찾았는데 녹슨 자루만 남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을로 내려왔는데
그새 마을의 모습이 완전 딜라져
집을 찾을 수가 없더래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지니기는 사람을 붙들고
자신의 이름을 대며 집을 찾으니
그 사람이 깜짝 놀라며 묻더래요
그분을 왜 찾으시오?
그분이 바로 제 증조부님이신데
오래전 산에 나무 하러 갔다가
행방불명이 되셨다오
그렇구나~
재미난 얘기구나
영롱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더니
예쁜 영영이 핑디를 보러 왔다가
며칠 사이 은발이 되어버린
이 할미 처지랑 비슷하구나
고개 끄덕이다 말고 영롱 할머니가
호호 웃으며 덧붙이십니다
우린 거꾸로 되었네
할머니가 들려주어야 할 옛이야기를
영영이 핑디가 들려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