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이네 정원에서
생각해 봤니?
바람이 묻습니다
영영이가 엄마를 찾아 떠나면
아빠 혼자 남으실 텐데
괜찮겠니?
영영이의 정원에
엄마의 빨강 의자와
영영이의 핑크 의자
빈 의자 두 개가 남을 텐데
그래도 괜찮을까?
이건 선택의 문제야
두 갈래 길에서
어느 한쪽 길을 택한다는 건
다른 한쪽을 포기한다는 거야
영영이가 엄마를 찾아 떠난다는 건
아빠를 혼자 여기 두고 간다는 거야
다시 돌아올 거라고
영영이가 야무지게 답합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노라는
시를 아빠가 들려주셨어
그 시에 나오는 두 갈래 길처럼
선택이란 늘 어려운 거라고
아빠가 그러셨어
그러나 두 갈래 길은
전혀 다르게 펼쳐지는 것 같아도
결국은 같은 길이라고
아빠는 생각해신대
이 길을 가거나 저 길을 가거나
어느 길을 가든 세상의 모든 길은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되고
그렇게 나의 길이 되는 거라고
울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신대
그러니 겁먹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라고 하셨어
아빠를 두고 가는 게 아니라고
영영이가 말합니다
엄마를 찾아 엄마 손을 잡고
아빠 곁으로 돌아올 거야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
엄마가 나와 함께 올 수 없다면
엄마를 내 눈에 한가득 담아 올 거야
나는 다시 아빠 곁으로 올 거고
아빠는 나를 기다려주실 거야
울 아빠가 그러셨어
키케로라는 철학자님 가라사대
정원은 영혼을 위한 약국이라고~
그니까 그 철학자님도
영혼의 치유가 필요했던가 봐
그래서 정원이 영혼을 다독이고
쓰다듬는 약국이란 걸 아신 거지
아빤 괜찮으실 거야
영영이의 정원이라는
사랑스러운 약국에 살고 계시니
맘이 슬플 땐 꽃을 보고
몸이 아플 땐 하늘을 보고
우울할 땐 빗소리를 듣고
외로울 땐 서쪽 하늘 저녁놀을 보며
잘 참고 기다려주실 거야
영영이가 올 때까지
울지 않으실 거야
아빠니까~
아무리 슬프고 마음이 아파도
울지 않으실 거야
아빠는 아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