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00 내 친구의 집

여유로운 인테리어를 상상해 본다

by eunring

딱 필요한 것만 두고 살면 어떨까

내 친구는 그렇게 산다고 했다

거실에 소파도 아직 없다고 했다

친구가 지방에서 서울로 온 지

벌써 두 해 째인데

나는 아직

친구네 집에 가보지 못했다

친구네 집 인테리어가 어떤지

상상이 안된다


친구가 오던 첫해

내가 아파서 움직이지 못했고

그렇게 일 년이 지난 후

두 해 째인 올해는

바이러스 소동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


산 아래 아파트에 사는 친구는

아마도 홀가분하고 개운하게

휑하니 살고 있을 것이다

가구 대신 싱그러운

산 공기로 가득할 친구네 집의

자유롭고 느긋하고

여유로운 인테리어를 상상해 본다


지방에서 올라올 때

거의 대부분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왔다는

내 친구의 집에 갈 때

나는 아무것도 사가지 않을 생각이다

여유로운 친구의 삶에

번잡함을 더해주고 싶지 않다


바이러스가 물러가면

빈손으로 가서

널찍한 거실에 마주 앉아

짜장면을 시켜 먹아야지

그리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친구와 나누고 싶다


비우고 덜어내도

여전히 뭔가로 채워져 있는

내 삶도 친구의 삶처럼 여유롭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99 꽃잎이 전하는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