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15 땅콩집이 궁금해

소꿉장난 인테리어

by eunring

울 동네에

꼬맹이 땅콩집이 하나 생겼어요

지나다닐 때마다 신기하고

귀엽기도 해서 쳐다보곤 합니다


아파트 사이에 삼각형으로

손바닥만 한 개인 땅이 있었거든요

봄이면 봄꽃들 아롱다롱

여름이면 상추 포기들이 초록초록

가을이면 가을 이파리 알록달록

겨울이면 찬바람만 휑하던 공간이었어요


어느 날

조그맣게 공사를 시작하더니

며칠 사이에 뚝딱

귀여운 땅콩집이 하나 생겨났어요

하얀 인형의 집 같은데 2층이라 계단도 있고

문이랑 창문도 있어서 볼 때마다 신기하고요

수도 공사도 한 걸로 보아

충분히 살림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테리어가 궁금해서

지나다가 살짝 들여다봤는데

정말 인형의 집 같지 뭐예요

소꿉장난이라도 하려는 듯

소형 냉장고도 있고 수납장도 있고요

가파르기는 해도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귀여운 쪼꼬미 계단도 보여요


집에 돌아와

땅콩을 까먹으며

혼자 생각합니다

그 집에 살게 될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땅콩처럼 고소할까요?


다음에 지나갈 때는

창문으로 살짝 들여다봐야겠어요

소꿉장난 같은 인테리어가

혹시 땅콩 껍질이나 화이트 초콜릿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요


지금은 비어 있지만

밤이 되면 인형이나 요정들이

재미나게 소꿉장난을 하며

발소리도 안 나게 살곰살곰

춤추며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가만히 살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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