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19 첫사랑 첫 소금

첫사랑에게 묻습니다

by eunring

소금 중에서도 첫 소금이

엄지 척이랍니다

첫 소금은 비가 온 후

처음 수확한 소금인데요


비가 내리면

빗물이 갯벌 속의 미네랄을

다정히 흔들어 깨운답니다

갯벌의 미생물이

소금의 미네랄 함량과

풍미를 높인다는 연구도 있고요


그래서 비가 온 후 수확한 첫 소금은

미네랄을 한가득 품고 있다는 거죠

아연이나 셀레늄 같은 미네랄이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무기 중의 하나라니 고마운 일입니다


소금 중에 첫 소금이

뽀얗고 영양가 으뜸이듯이

사랑 중에서도 첫사랑이

으뜸일까요?


소금 같은 짠맛 인생에

단맛이 스미려면

아른아른 손에 잡히지 않는

봄날 같은 첫사랑이 필요하긴 해요


어딘가 다른 나라에서는

단 걸 먹으면

입에서 나쁜 말이 나오는 걸

달콤한 맛이 막아준답니다

입안에 스민 맛이

곱고 예쁜 말만 하게 해 준다는군요


그런데

봄날의 첫사랑이 단맛일까요?

풋사과의 새콤한 맛은 아닐까요?

개살구의 떫은맛은 아닐까요?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들 위에

설탕 솔솔 뿌리는 대신

첫 소금을 톡톡 뿌리면 어떨까요?

과연 어떤 맛이 날까

혼자 묻다가

혼자 웃어봅니다


토마토에 소금을 뿌리면

단맛이 살아나지만

굳이 첫사랑의 기억에

소금을 뿌릴 필요가 있겠나 싶어

그만두기로 합니다


인간의 첫 조미료가 소금이고

처음 하는 사랑이 첫사랑이니

소금과 첫사랑은

처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든 처음이 풋풋하긴 해도

다 그립고 애틋한 것은 아니니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318 보송보송 웃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