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 보라 미소
미처 몰랐어요
재스민 꽃이 보라에서 연보라
그러다 서서히 아이보리로
수줍은 얼굴빛을 달리하며
송이송이 곱게 영근다는 것을~
친구님네 창가 볕 잘 드는 자리에서
하양 보라 연보라로 사랑스럽게 맺힌
은은히 향기로운 재스민 꽃을 보며
진주재스민 차 한 진을 마주합니다
보라가 어울리는
친구님 얼굴도 떠오르고
수줍은 연보라 닮은 미소와 함께
하얀 꽃으로 맴도는 고은 얼굴도
동글동글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들로
눈앞에 그려집니다
내 친정엄마 여주 토박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께
듬뿍 감사와 사랑을 드리는
푸른 오월의 맑음 안고
하얀 친구님의 소곤거림이
들려오는 듯해요
아주 오래전부터
여주에 미인이 많아서
간택된 왕비도 많았다는
울 엄니 말씀~
얼굴 하얀 그녀의 추억이
잔물결 지듯이 이어집니다
울 엄니는 넘 밝고 활달하신 분
어디서든 대장이 되고 싶으신 분~
그런 엄니가 여동생 하나
남동생도 하나뿐이어서
어릴 적에 늘 쪽수로 밀린 설움에
자식 줄줄이 낳겠다고 다짐하셨는데
많이 낳은 자식들 중 사랑스러운
막내아들 잃은 아픈 마음
가슴 한복판에 벌건 피멍으로
꾹꾹 눌러 안고 사셨다는~
대장 엄니 이야기 마무리 끝에
보라꽃 딸이었다가 하얀 꽃 엄마가 된
그녀가 훌훌 털고 일어나며 덧붙입니다
오랜만에 느긋한 하루 즐기려 했는데
따님이 심부름시켜서 나가요~
어느 구석진 동네 추어탕집
그 집에서 만들어 파는
간장게장 사러 간답니다
아들은 양념게장을 좋아하는데
그녀를 닮은 딸이
그 집 간장게장을 좋아해서~래요
엄마가 새하얀 꽃이니
딸내미는 보랏빛 꽃이겠죠
보라에서 연보라 그러다가
차분한 하얀 꽃이 되는
향기로운 재스민 꽃모녀의
티격태격하다가도 다정히 웃고 마는
하얀 꽃 보라 미소
아리따운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사랑스러운 딸이었다가
고단하고 외로운 엄마의 길
마다하지 않고 담뿍 보듬어주신
세상의 모든 어머니 사랑합니다
깊이 고개 숙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