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50 저녁해를 바라보다

예술로 불타오르다

by eunring

저녁이 오면 당연히

해가 진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닙니다

저녁해도 예술을 합니다


저녁이 오고 어둠에 밀려

저녁해가 지는 것이 아니라

저녁 어둠이 내려오기 전에

미리 저녁해가

내려놓고 내려앉는

장엄한 예술을 합니다


강 건너 마천루가 무대이고

붉은 저녁놀이 눈부신 조명을 쏩니다

붉다 못해 불타오르는 석양을 보며

내려놓고 내려앉는 것도

감동적인 예술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밀리듯 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고 물러나는 뒷모습이라서

저토록 감동으로 눈부시구나

생각합니다


떠오르는 아침해가 감동이듯이

내려앉는 저녁해도

감동이고 설렘입니다

나도 모르게 창가로 다가가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불타오르는 석양을 와락 끌어당기는데

설렘으로 마천루가 살짝 기울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서쪽하늘 저녁놀이 반사되어 비치는

강 건너 남쪽 고층건물을 찍은 것인데요

불타오르는 석양의 진심이

그대로 나에게 부딪쳐

순간 손끝이 떨렸기 때문입니다


내려놓고 내려앉는

석양의 마무리가 아름답고 향기로워서

한참을 더 창가에 머무르며

저녁해를 배웅합니다

소리가 없는데

어쩜 저리도 눈부시게 장엄한가요


내일 다시 떠오를지라도

지금 한순간 남김없이 불타오르는

붉디붉은 석양의 열정에

커튼콜을 외치고 싶지만

나는 압니다


내일 떠오르는 아침해는

또 다른 감동으로 오고

내일 내려앉는 저녁해도

전혀 다른 설렘으로 온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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