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93 걸어서 남 주랴
걸으며 생각하며
척추 골절로 누워만 계시던 엄마가
실버카나 지팡이의 도움을 받아
잠깐이라도 걷게 되시니
내 마음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가볍고 기쁘다
먹어야 건강하게 살고
걷는 게 운동이라고
건강해지려면 걸어야 한다고
엄마에게 누누이 말씀드린다
걷지 못하는 순간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나 역시 안다
수술 후 일어나기도 버거운데
일어나 걸어야 한다고 다그치시는
의사 선생님이 야속할 때도 있었지만
사람은 걸어야 산다
걷는 게 즐거움이라는 친구가 있다
해질녘이면 누가 부르지도 않는데
막 나가고 싶다는 그 친구는
운동이나 다이어트 따위 상관없고
그냥 걸으면서 하늘 보는 게
너무 좋단다
걷고 또 걸어도 체중은 1도 안 줄지만
대신 막 찌진 않는 듯하고
다리가 자신도 모르게 튼튼해졌단다
걷기 운동으로 건강해졌다는 얘기다
하루 8킬로 한 시간 30분씩을
거의 10년도 훌쩍 넘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습관처럼 걸었다는 그녀는
그래서인지 생각이 맑다
생각이 맑으니
표정도 맑아서 좋다
게다가 혼자 걷는
즐거움도 깨우쳤다니
그녀는 걸으며
생각 운동을 하는 셈이다
생각 운동이 별건가
얼크러진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의 매듭도 가지런히 풀어가며
비울 건 비우고
버릴 건 버리다 보연
절로 생각도 건강해진다
몸도 마음도
생각까지도 건강한 그녀가
저녁 운동 중 만나는 붉은 하늘
저무는 해의 너그러움이
그녀의 눈동자에 곱게 물들었으리
걸으며 생각을 비우고
마음도 함께 살포시 내려놓으며
저녁놀과 친구 하며
생각도 나누고 건강도 지키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밀감빛 닮은 그녀의 웃음소리가
건강하고 맑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