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99 봉숭아 꽃물
자매들의 뷰티살롱 8
여름이 오고
봉숭아꽃이 피면
그라시아는 엄마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드리는데
이번 여름 엄마의 손톱은
아직 그대로다
그라시아의 뷰티살롱이
개점휴업 중이다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는데
엄마는 여전히 손이 고우시다
고운 손에 손톱도 예쁘시니
매니큐어가 잘 어울리신다
늘 핑크 매니큐어로
반짝이던 엄마의 손톱은
지난번 입원하시면서
깨끗하게 지워졌다
퇴원을 하신 후에도 여전히
엄마 손톱은 깨끗하게 지워진 채
이 여름을 지나고 있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 중이라
아직 봉숭아꽃을 만나지 못했다
어딘가에선 이미 봉숭아꽃이 피고
곧 여기저기 봉숭아꽃이 다투어 피어날 텐데
이번에도 그라시아가 엄마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드릴까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노래처럼 봉숭아는
울타리 밑에도 피고
장독대 옆에도 피고
꽃밭이나 길섶에도 핀다
한번 피어나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 톡 하고 꽃씨가 떨어져
다음 해에도 피고
또 그다음 해에도 피어난다
이르면 6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서리가 내릴 때까지 피어난다
익은 열매를 건드리기만 하면
톡 터지면서 안에 들어있던 꽃씨가
갸름하고 야무진 모습을 드러내는 봉숭아는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재미난 꽃말을 가졌다
손 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다는
구수한 노래도 있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라는
애틋만 노래도 있는데
올여름 우리 자매들의
봉숭아 노래는 엄마 손톱에
봉숭아 꽃물 곱게 들여드리며
건강해지신 엄마와 함께
꽃물 미소 머금는
사랑스러운 봉숭아 꽃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