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13 꽃물 사랑
그녀의 봉숭아 꽃물은 사랑입니다
올여름 피어난 봉숭아꽃을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위해
깔끔젤라님이
퇴근길 봉숭아꽃 사진을 보냈습니다
봉숭아 꽃물을 들이기에
아직은 좀 이르답니다
여름방학 끝무렵이 되어야
꽃물이 진하고 곱게 물들지만
그래도 햇볕 쨍쨍 많이 본
봉숭아꽃잎들을 초록잎과 함께
신문지 위에 놓고 물기를 말려
봉숭아 꽃물을 들였다고요
지금은 장마철이라
봉숭아꽃이 빗물을 머금어
꽃물이 아주 연하게 들었답니다
끝물에 또 할 예정이라며
주황빛 손톱 사진도 함께 보내왔어요
그녀는 어린이집 밥쌤입니다
깔끔한 손으로 야무지게
귀여운 아가들
점심이랑 간식을 챙긴답니다
꼬맹이 아가들 소꿉놀이 같은
식판에 오밀조밀 밥이랑 국이랑
반찬을 담는 손놀림이
봉숭아꽃물처럼 고울 것 같인요
오늘 초복이라고
어린이집 메뉴도 닭곰탕이라는데요
얼라들이 맛있다고 닭고기를 먹는데
식판째로 호로록 소리 내며
국물 마시는 아이들도 있었답니다
세 살짜리 여자아이 하나는
밥만 차리면 울어재끼는 통에
점심시간이 울음바다가 된대요
엄마 생각이 나서 그러겠지요
간식이고 도시락이고
뭘 먹는 시간만 되면
안 먹고 내내 울어서
쌤들이 업고 있어야 한답니다
마음 따뜻한 그녀가
봉숭아 꽃물 곱게 든 손으로
울보 아가를 어르고 달래며
업어주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녀도 늦둥이 울보 아가를 키우고 있군요
엄마들도 청춘 할미들도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봉숭아 꽃물처럼 곱고 애잔하고
눈물겨운 육아의 시간을
잘 견디고 있으니
모두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