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46 참나리꽃 나들이

강변 나들이 2

by eunring

외래 검진 때마다

강변북로를 달립니다

병원 가는 길도

은비늘처럼 반짝이는

강물과 함께니 마음이 시원하고

길섶의 꽃과 나무들도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게 볼 수 있으니

그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비에 젖은 이번 나들이길에는

초록 잎새 무성한 나무들이 반기고

잔잔한 노랑꽃들이 손을 흔들어 줍니다

능소화도 조르르 피어나고

주홍빛 주근깨 소녀

키다리 참나리꽃도 수줍게 웃어줍니다


참나리는 백합과의 나리꽃들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뜻에서 참나리랍니다

순결과 존엄이라는 꽃말을 가진

참나리가 고개를 수그린 이유는

비가 와서 일까요

키가 너무 커서일까요


어릴 적에

참나리 주홍빛 꽃술을 손톱에 문질러

꽃물을 들이며 놀던 생각이 납니다

깨순이 참나리는 꽃은 피우지만

씨앗은 여물지 않는다고 해요

열매를 맺기는 해도

열매 속에서 씨앗이 맺히는 일은

아주 드물답니다


길섶에 피어난 참나리꽃이 예뻐서

찍어보려 했으나

차가 막히지 않고 잘 달리는 바람에

내 마음에만 저장~하고 돌아왔더니

우리 동네에 이렇게 예쁜

참나리꽃이 나를 반겨줍니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말이

참말이라는 것을

참나리꽃을 보며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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