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18 배려의 힘
인간에 대한 예의
오늘 아침 아파트 출입문 앞에서
어느 아주머니와 잠시 철학을 했다
철학이 별건가
철학을 전공하는 조카가 그랬다
철학은 존재와 삶에 대한 이해라고
아파트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면서 보니
짐을 든 아주머니가 곁에 서 있어서
자동문이 열리자 짐을 든 그분에게
먼저 들어가시라고 했는데
그분이 웃으며 아니란다
번호키를 누른 나더러 먼저 들어가란다
그것이 문을 연 사람에 대한 예의라며
웃는 모습이 정겹다
내가 먼저 들어서자
그분이 뒤따르며 덧붙인다
문을 열었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쏙 들어가면 얄밉다며 수줍게 웃으신다
아마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어서
마음이 안 좋으셨던가 보다
사소한 일이지만
나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내가 번호키를 눌렀는데
나중 온 사람이 쏙 들어가는 경우에
바쁜 일이 있어 마음이 급한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넘겨버린다
사소한 일에 부질없이
감정을 소모할 필요는 없는 일이니까
배려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본다
나만 생각하기 전에
주변을 돌아보고
남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배려는
대단히 특별한 것이 아니고
딱 한 걸음 차이가 아닌가 싶다
나와 남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존중하는 것이
배려의 첫걸음이 아닐까
나를 앞세우기 전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그 사람의 뒷모습을 헤아리고
한 걸음 더 깊이 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는 것이 배려가 아닐까
내 존재의 소중함과
나를 앞세우는 것은
분명 다른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