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할 때는
두 손을 모으게 됩니다
두 손을 모은다는 것은
손을 비운다는 의미가 되겠죠
손에 무언가를 들거나 움켜쥔 채로
가지런히 모을 수는 없으니까요
손을 모은다는 것은
마음을 모은다는 의미겠죠
궁금하면 손을 들고
반가우면 손을 내밀고
아닐 때는 손을 내젓듯이
손에도 그 나름 표정이 있어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니까요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손을 비우듯이
마음도 함께 비우는 거죠
비우면 낮아지고
낮아지면 겸손해지니까요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죠
그래서 기도는
내 짧은 생각이지만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되기도 해요
무엇을 주시든 다 받겠습니다
감사히 받겠습니다~라고
납작 엎드리는 게
기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닐 수도 있겠죠
분명 더 크고 깊은 뜻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요 납작 엎드려 고개 푹 숙인 채로
공손하게 모은 두 손으로 기도하면서도
속에선 앙큼함 한 조각 꿈틀거리는 것까지는
나도 어쩌지 못하겠어요
그 앙큼함이란
바로 이런 생각입니다
무엇이든 주시라고
주시는 대로 감사히 받겠노라고
납작 엎드리는 나를 내려다보며
그분이 이러실지도 모른다는
그래 그래~
좀 덜 줄게 아픔이나 슬픔은 덜 주고
옛다~ 오다 주웠으니 조금 더 주마
사랑이랑 기쁨은 조금 더 줄게
그분이 그렇게 웃으시며
나에게 손을 내미실 거라는
사랑 듬뿍 챙겨주실 거라는
엉뚱 발랄한 생각을 하며
기도합니다
그럼 손만 비우고
마음까지는 덜 비운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