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52 커피와 거리 두기
커피 아닌 커피타임
내 친구 멜라니아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려서
커피와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커피와 거리 두기를
한참 전부터 해왔다
멜라니아를 만날 때는
나도 커피와 거리 두기를 한다
멜라니아는 코로나 이전에도
밀폐된 닫힌 공간을 싫어해서
갑갑하게 닫힌 카페보다는
열린 공간을 찾는다
걷기를 좋아하는 멜라니아와
한강변을 걷다가
홍차카페에 갈 생각이었다
홍차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홍차카페가 마침 근처에 있었다
그런데 멜라니아가
무릎이 안 좋다고 해서
게다가 그 카페도 밀폐공간이라
방향을 돌려 가까운 북카페에서
멜라니아는 핫초코라떼를
나는 커피 대신 녹차라떼를 마셨다
그것도 몸에 좋은 제주 유기농으로^^
녹차라떼와 핫초코라떼를
탁자 위에 나란히 놓으니 잘 어울린다
우정의 무대에 나란히 앉은
멜라니아와 나 같다
뽀그르르 거품이 예쁘지만
삶의 시간들은 녹차거품처럼
예쁘지만은 않다
무심한 듯 지나온
진구와 나의 시간이 제법 길고 아프다
우정의 뒤안길에도 서로가 알지 못하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잡초처럼 무성하지만
친구라고 해서 서로의 뒷마당까지
들여다볼 필요는 없자 않은가
달콤 쌉싸래한 녹차라떼를 마시며
그녀의 재미난 여행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
커피 아닌 핫초코라떼
커피 대신 녹차라떼
커피 아닌 커피타임이
다정하고 향기롭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친구 사이지만
가끔은 말해도 좋다
고맙다 친구야
네가 있어 가끔은 위로가 되었어
거기 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안심이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너는 내 안심존이야
마음이 고단할 때
내 마음이 기대어 쉬는
나무의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