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93 마케팅의 추억
마케팅을 읽다
중학생 때였을 것이다
여름방학이면 기차 타고
서울 외할머니댁에 다녀가곤 했다
이모들이랑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신나게 노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외삼촌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골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외삼촌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제목부터 한없이 낯설었다
책을 펼치면 생소한 언어들이 튀어나오는
갑툭튀~ 신기한 세계가 시작되었다
굵직한 글씨가 책 표지에 박혀 있는
'마케팅'이라는 책을 먼저 꺼내 들었다
읽어도 무슨 소린 줄 모르면서
그냥 읽어 내려갔다
지금은 벗어났지만
어릴 적 나는 글자 중독이었다
엄마 손잡고 외국영화 보러 다니며
자막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고모랑 만화책을 빌려다 읽고
엄마가 읽으시다 덮어둔 책들을
읽어대는 게 습관이 되어서
글자만 보이면 읽었다
그렇게 마케팅을 읽었다
경제학 경영학원리 재무회계
낯선 제목들 사이에서 제일 먼저
꺼내 든 책이 마케팅이었다
회사에서 퇴근해 돌아온 외삼촌이
내가 마케팅 책을 들고 있는 걸 보고
하하 웃다가 마케팅에 대해
쉽게 알려주었다
마케팅이란 간단히 말하면
기업이나 개인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모든 활동이라는 외삼촌의 설명에
고개 끄덕이고 마케팅 책을 손에서 놓았다
사실 재미없는 책이어서
그만 내려놓고 싶었는데
마케팅이 무언지 대강 알기는 했으니
다 읽은 셈이라고 쿨하게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마케팅이 낯설지만
소비자인 내가 바로
마케팅의 타깃이라는 것은 안다
세상 모든 제품과 콘텐츠와 서비스의 타깃은
바로 나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