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06 레인보우 브리지

도쿄를 추억하다

by eunring

무더운 여름날의

도쿄 여행을 추억해 본다

일본 여행은 늘 동생 그라시아가

갑시다~ 하며 깃발을 잡곤 해서

여름휴가철에 주로 다녔다


엄마와 그라시아

그리고 우리 가족 함께였는데

조카 에스텔도 시간이 되어 함께 했다

일본 여행의 기억이 좋았는지

도쿄가 인연이 되었는지 조카 에스텔은

나중에 도쿄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여행 사진을 보니

해 저물녘 오다이바에서 놀다가

레인보우 브리지 너머로

수줍게 물들어가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모두 행복해 보인다


여행이란 설렘으로 시작하고

여행지의 낯선 모습에 적당히 취하다가

집에 돌아오면 두 다리 쭉 뻗고

익숙한 만큼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와

도돌이표를 찍으며 마무리한다


그러다 문득 지난 사진을 들여다보면

무지개를 볼 때처럼 마음이 설렌다

익숙한 편안함에 슬며시 지칠 때쯤이면

또다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은 레인보우 브리지 같다

여행 사진 속에는

여행지에서의 고단함은 흔적도 없고

즐겁고 신나고 재미난 표정만 남는다

그날 무척 후텁지근했었는데

사진 속 어디에도

꿉꿉한 기분은 남아 있지 않다


인생도 여행이라면

이국적인 풍경 앞에서 사진을 찍는

바로 그 순간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가장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지금 이 순간 여행 사진을 찍듯이

설렘 안고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바이러스에 갇힌 갑갑함과

장맛비에 시달리며 쌓이는 울적함을

레인보우 브리지의 추억으로

잠시 달래 본다


지금 내 눈앞에는

마르지 않아 눅눅한 빨래들이

구름 사이로 잠깐 비집고 나온

햇살 한 줌 받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바로 그 너머에는

레인보우 브리지가 있다


인생이 덜 마른 빨래처럼 꿉꿉할지라도

장맛비 걷히고 바이러스 잠잠해지면

다시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을 꿈꾸는

파릇파릇 설렘의 시간이 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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