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26 군자란이 피었다
군자란의 여름 나들이
어머나~ 늦둥이 군자란 꽃이
홀로 여름 나들이에 나섰나 봐요
화분 물 주기는 내 당번이 아니라
가끔 내다보고 둘러보다가
꽃이 피면 눈 맞춤을 하는데요
이른 봄에 피어나는 군자란 꽃이
한여름 빗소리를 비집고
수줍은 미소 머금으며
쏘옥 고개를 내밀었어요
포기 나누기로
작은 화분에 분가를 한
군자란 진초록 잎들 사이로
배시시 웃고 있는 연주황 꽃을
한참 동안 들여다봅니다
철이 없어 게으름을 피우다가
뜬금없이 한여름 나들이에 나선
애기 군자란 꽃이 앙증맞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주홍빛으로 화려하게 피어난 꽃이 아닌
쪼꼬미 늦둥이 꽃잎들이
연하고 부드럽게 고개를 내밀고
사랑스럽게 다가섭니다
군자란이 아니라 공주란 같아요
그런데 군자란이라는 이름은
난과는 상관없다는군요
남아프리카에서 온 군자란은
수선화과에 속하는데요
30년 정도 꿋꿋이 오래 살고
꽃이 피어나면 한동안 고운 모습으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반려식물로 곁에 두기에 알맞은 꽃이랍니다
고귀함과 우아함이라는 꽃말처럼
고결한 모습으로 한동안
무심한 내 곁을 지켜줄 군자란에게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해 봅니다
진초록의 건강함으로 함께 하자고
초록 잎사귀의 무성함으로 서로를 지켜주며
꽃잎의 온유함으로 사랑하자고
소리 없는 약속을 맺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