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40 내 마음에 저장
사진에 담은 마음
변심이 아니라 변화입니다
동네 한 바퀴 돌며 만나는
수국 송이들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한 장의 사진으로 저장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피어날 때 연분홍 설렘으로
수줍은 눈인사 건네며 다가오던 꽃송이가
어느 순간 소녀에서 멋쟁이 숙녀로 자라
새초롬 고와지는 것도 잠깐이었죠
빗줄기와 함께 촉촉이 젖은 푸른빛이 되더니
진보라 여인의 그윽한 눈빛으로
외로움 타는 동안 비는 내리고 쏟아져
이제는 은은한 카키색으로
잔잔히 무르익어갑니다
사람만 익어가는 게 아니라
꽃송이도 익어갑니다
한 차례 비 소식에 나이를 먹고
또 한 차례 소나기에 나이가 들어가는
꽃송이가 인생을 닮았습니다
변심이 아니라 변화인 거죠
한 걸음 다가서며
마음으로 다독여줍니다
그래도 지나는 길에
발걸음 멈추어 들여다보고
괜찮은지 말을 건네는 누군가가 있으니
한여름 짧은 꿈과도 같은 꽃의 인생이
그 나름 눈부시게 빛나는 것이 아닐까요?
작은 꽃 한 송이도 그러하고
우리들의 소소한 하루도 그러하고
길어 보이면서도 짧고
빗소리처럼 소란한 듯하지만
돌아서면 적막한 우리 인생도
꽃인 듯 피고 지고 바람인 듯 불어왔다가
또 어디론가 가는 것이 아닐까요?
카키색 수국 한 송이 마음에 간직하는
오늘 하루도 초록 잎새 무성한
사진 한 장처럼
고요히 평온하게 여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