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46 애수의 소야곡
아버지의 애창곡
아파트 화단의 키 큰 나무 곁에서
조그만 나무가 분홍 꽃가지를
바람 따라 나풀대는 모습이
아버지 나무에게 어리광 부리는
귀여운 딸내미 나무 같아서
한참 바라보다가
아버지의 애창곡을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려 본다
고음불가인 나와 다르게
아버지는 구성진 목소리로
노래도 잘 부르시고
휘파람도 잘 부셨다
아버지의 애창곡은
애수의 소야곡이었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만은
눈물로 달래 보는 구슬픈 이 밤'
곡조도 애달프고
노래 가사도 애틋한 애수의 소야곡은
아버지의 구성진 목소리에 잘 어울렸다
어린 나는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아버지의 노래를 들으며
까닭 오를 슬픔을 느끼곤 했다
노란 셔츠의 사나이 같은
신나고 명랑한 노래도 있는데
아버지는 밝고 힘찬 노래보다는
우수에 찬 노래를 더 잘 부르셨다
아버지와 탄생 연도가 비슷한 노래를
아버지가 유난히 애정하시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제 와서 새삼 해 보기도 한다
소야곡은 저녁 음악이라는 뜻으로
연인의 집 창가에서 부르거나 연주하던
사랑의 노래이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가 줄리엣의 창가에서 부르듯이
아버지는 애수에 젖은 세레나데를 부르며
누구를 생각하셨던 것일까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만은~
나의 옛사랑이 아버지라면
아버지의 옛사랑은 누구였을까
혼자 생각하다 피식 혼자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