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73 분홍꽃이 그립다
자매들의 뷰티살롱 11
아파트 화단에 어리디어린 배롱나무
분홍꽃이 사랑스럽게 피었습니다
어린 나무라 잎새도 여리여리
꽃송이도 연하고 애틋합니다
초등학교
라떼는 국민학교였는데요
사랑스러운 분홍꽃이 올망졸망 피어난
원피스를 입고 좋아하던 동생이 떠오르고
뒤에서 리본을 묶으며 내가 입었던
해바라기 원피스가 생각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여주인공의 패션을 그대로 따라 해도
그 나름 멋지게 어울리던
서늘한 눈빛의 멋쟁이 고모가
지금은 별나라 친구가 된
내 동생과 나를 데리고 시내 의상실에 가서
여름 원피스를 맞춰 주었습니다
라떼는 나만의 맞춤옷이 유행이었거든요
동생은 러블리한 핑크 원피스
그리고 나는 노랑 해바라기 무늬의
원피스를 사이좋게 맞춰 주었어요
조카들이 분홍꽃처럼 사랑스럽게
노랑 해바라기처럼 명랑하고 희망차게
즐겁고 러블리한 소녀로 자라기를 바라는
고모의 아음이었을 거예요
도라지꽃은 보랏빛 언니가 좋아하는 꽃
나리꽃은 빨간빛 내가 좋아하는 꽃이라는
어린 시절 동요처럼
동생은 분홍 원피스 나는 노랑 원피스를 입고
분홍꽃과 노랑꽃 자매가 되어 정답게 뛰놀던
자매들의 웃음소리가 아련하게 떠오르고
철없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립습니다
별나라에 먼저 간 동생은
분홍 원피스를 입고 고모를 만났을까요
고모 별 조카 별 나란히 손잡고
해바라기 가득 피어나 웃고 있는
지상을 내려다보며 손 흔들고 있을까요
그 곁에서 아버지 별이 허허 웃고 계시겠지요
바람에 살랑이는 분홍꽃을 볼 때마다
별나라 동생이 나에게 보내는
사랑의 인사 같아서 고개 끄덕이며
가만 눈으로 어루만져 줍니다
잘 지내니?
나도 잘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