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내려갈 때마다
한 바퀴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주차장 어딘가에
친구의 차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친구의 차가 있으면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친구의 차가 보이지 않으면
괜스레 마음이 싸르르합니다
가왕의 '친구여'라는 노래가 있죠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디 갔나'
가사는 물론이고 노래의 분위기가
가을 느낌에 푹 젖은 그 노래를
친구와 함께 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가왕의 콘서트에 가서 야광봉을 흔들며
소녀들처럼 환호하며 들었었죠
그다음 콘서트도 함께 가기로 했는데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한참 전에 예매도 해 두었지만
아파서 함께 가지 못했거든요
그 친구가 이사를 간답니다
십 년 넘게 이웃에 살면서
자주 함께 하지는 못해도
거기 그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늘 따사롭고 든든했었는데요
9월이 가기 전에 친구네가 이사를 갑니다
학생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아버지 직장 따라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고
그 도시의 학교로 전학을 갈 때
마음 한구석에서 일던 스산한 바람소리가
문득 되살아납니다
어리고 철없는 소녀도 아닌데
친구네가 다른 도시로 가는 것도 아닌데
차를 타면 십여 분 가까운 거리인데
쓸쓸함이 와락 밀려오는 건
아마도 계절 탓이라고
애먼 가을 탓을 해 봅니다
친구랑 차 한 잔의 만남도 쉽지 않은
코로나 일상이지만 친구가 이사 가기 전에
마스크 너머 눈인사라도 나누어야겠어요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다고
주먹 악수라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