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88 가을 우체국 앞에서

서성이는 심리

by eunring

쌀쌀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오면

서성거리는 마음의 물결을 타고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요


창문을 닫아보아도

가슴 안에서 일렁이는 바람소리를

잠재울 수 없을 때 문득 떠오르는

가을 노래가 있어요


이제는 거리에서 빨간 우체통을

우연히도 만나기 쉽지 않지만

옷깃 여미고 또박또박 가을길을 걷다가

우체국 앞에 멈춰 서성이다 보면

듣고 싶은 노래가 있어요


내 마음 담긴 조그만 그 무엇이라도

그대에게 보내고 싶은 이 가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혼자 불러보는 노래가 있어요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가을 향기를 담뿍 담고 있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

쓸쓸하고 적막한 노래 가사를

노래하듯 숨 쉬듯 읊조려봅니다


아직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기 전이지만

성급한 플라타너스 넙죽한 잎사귀 하나

뚝 떨어져 가을여행을 시작할 때

문득 바라본 가을 하늘이 파랗게 높아지고

한없이 투명한 그리움으로 물들어갑니다


가을 우체국 앞을 서성이며

그대에게 안부 전합니다

습관처럼 시작되는 가을앓이

너무 심하게 앓지는 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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