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13 꽃길 걸어요
가을꽃 나들이
꽃을 보러 갑니다
가을꽃을 보러 갑니다
흐린 가을 하늘 아래 오솔길 걸어
가을꽃을 만나러 갑니다
이제 막 애틋하게 꽃망울 영근
꼬꼬마 막내 꽃송이도 만나고
바람결에 기대어 피어나
절반쯤 배시시 웃고 있는
수줍은 꽃송이도 만납니다
활짝 웃는 얼굴로 기다리는
언니 꽃과도 눈인사 건네며
꽃길을 걸어요
선선한 바람을 마주하며
가을날 꽃길을 또박또박 걸어봅니다
연한 분홍 꽃망울 맺혀
꽃분홍으로 피어나
진한 자줏빛으로 웃음 지으며
한 송이 가을꽃이 견디고 겪었을
뾰족한 아픔의 순간들을
가만가만 헤아리고 어루만지며
흐린 가을 하늘 아래
잔잔히 흔들리는 꽃길을 걸어봅니다
꽃들이 피어나서 꽃들이 활짝 웃고
그러다 시들어 바람에 흩어질 때까지
멈추고 머무르다가 떠나는 그 순간까지
어루만지고 응원하고 사랑하며
내 마음에도 한 송이 기다림의 꽃이
영글어 피어나고 웃음 건넵니다
수줍게 피어나
향기롭게 머무르다가
애틋함으로 작별하게 될
꽃길을 걸어요
흐린 가을 하늘 아래
꽃들의 인생이 흔들리며 나부끼는
바람의 길을 걸어갑니다
인생의 또 하루가 함께 저물어가는
가을 꽃길을 걸어봅니다